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0 5 3,559

by 신이만든짝퉁 [2013.08.02 12:02:42]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심 순덕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찬밥 한 덩이로 대충 부뚜막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겨울 냇물에 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질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배부르다 생각 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발뒤꿈치 다 헤져 이불이 소리를 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손톱이 깎을 수조차 없이 닳고 문드러져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가 화내고 자식들이 속썩여도 전혀 끄떡없는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그것이 그냥 넋두리인 줄만 -

한밤중 자다 깨어 방구석에서 한없이 소리 죽여 울던 엄마를 본 후론
아!  엄마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by imilly [2013.08.02 12:39:35]

고등학생 때 배웠던 신데.. 울컥하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by 우리집아찌 [2013.08.02 12:41:27]

저희 어머니는 안그렇습니다. ㅡㅡ;

by 인텍솔루션 [2013.08.05 17:51:56]

가슴이 아프네요...
어머니에게 지금이라도 잘해야죠

by 아발란체 [2013.08.21 15:21:42]

좋은 시, 감사합니다.


by 장형근 [2013.08.22 17:41:06]

아...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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