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완전한 인간의 삶에서 창조된 것, 그것이 바로 우리가 작품이라 부르는 것이다.
거기에는 때로 신의 경지에 다가서는 초월의 면모가 담기기도 하지만,
더 자주, 혹은 매번 우리는 그 속에 스민 좌절의 고통과 한순간 열릴 것 같은 유토피아의 소망을 본다.
그 흔적이 틈틈이 새겨져 기억을 되살리고 공감을 일으키고 감동을 준다.
세상에 완벽함이란 없다.
그걸 꿈꾸는 인간만이 있을 뿐이다.
창의성은 아마도 그것을 찾아가는 인간이 길 어딘가에 떨군 땀방울일 것이다.
......
하지만 인간은 늘 완전한 무엇인가를 꿈꾼다.
그래서 그것을 찾아 길을 떠나고 시련을 겪고 깨달음을 얻으며 어딘가에 도달하려 한다.
그러나 대부분 목적지까지 이르기 전에 되돌아오거나 중도에 머무르거나 다른 길로 접어들어 버린다.
인간의 삶을 여행이나 '길'에 비유한 많은 이야기들은 지금 '여기'가 아닌 '어딘가'에 자신의 완전한 이상이 존재하기를 소망하는 마음을 표현하고 있다.
창의적인 결과를 남긴 것일수록 그 소망은 더욱 강렬했을 것이고, 바로 지금 자신의 곁이 아닌 먼 어딘가에 그 실체가 존재한다고 믿었다.
무엇인가를 찾아 떠나고 되돌아오는 이야기의 원형과도 같은 주인공은 호메로스 서사시의 오디세우스다.
그는 트로이전에서 승리한 후 귀향하기까지 많은 괴물을 만나 결투를 벌이고 늙어진 후에야 비로소 고향에 되돌아 올 수 있었다.
20여 년이라는 긴 여정을 길 위에서 보낸 오디세우스의 혹독한 시련은 전쟁에서 승리하기까지가 아니라
그후의 귀향길에서 본격적으로 펼쳐지는데, 여기에서 우리는 인간사의 중요한 모티프를 찾을 수 있다.
즉 사람은 무엇인가를 성취하는 것보다 그 성취를 지키고 원래의 자리로 돌아오기가 훨씬 어렵다는 것이다.
이 점은 일상사에서도 간단하게 경험할 수 있다.
등산을 할 때도 산을 오르기보다 내려오기가 더 어려울 때가 있고,
누군가와 맺어지기보다 오래 곁을 지키기가 어려우며, 목적지를 찾아 가기보다 되짚어 오기가 더 어렵다.
인간은 목표를 세우기보다 도달하기가 어렵고, 그 후에도 초심을 간직하며 제자리를 찾기가 어렵다.
< 오즈의 마법사 >의 어린 소녀 도로시도 무지개 너머 어딘가가 아니라 자신의 집에 행복이 있음을 깨닫지 않던가.
늘 존재했던 것을 잃어 본 이후에야 비로소 그 가치를 깨닫는 경우는 종종 있다.
출처 : 창의성에 관한 11가지 생각 중에서...